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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으면 선택의 여지도 없다

2015.03.27 20:52

정무흠 조회 수:2102

돈이 없으면 선택의 여지도 없다.

2015.03.26 20:54

최환철 조회 수:110

얼마전 어느 장소(?)를 여행하는데 만난 일행중에 특이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정한 부녀 관계로 착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부부였습니다.

 

남편:52세. 한국인

아내:24세. 베트남인

 

(지금도 그런 줄은 몰라도) 베트남에서는 신랑 나이가 장인어른보다 나이가 많으면

한화 3천만원 이상을 줘야 하고, 어리면 나이 차이에 적합하게 그 밑으로 사례금을

줘야 하는데, 그 집안은 장인어른보다 남편이 조금 어린 관계로 2,500만원을

지불했다고 했습니다.

 

2,500만원을 지불하고 딸과 비슷한 여자와 사는 이 남자는 과연 어느 정도 만족을 할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인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 앳띤 신부에 대해서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보면 그 신부에게 선택의 여지라는 것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베트남에서 2,500만원이면 큰 돈이겠지요.

자기 한몸- 심청이가 되어서 집안을 살렸으니, 그것으로 만족을 할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는 한국에 국제결혼을 해서 오더라도 자식 낳고 성공하는 사례도 많고,

또한 돈 벌어서 송금을 해 주거나, 아이들 데리고 친정 나들이까지 하는 경우도 있으니

옛날 보다는 많이 나아졌지요.

 

실제로 제 숙모(저랑 동갑)중에 한분이 중국인(한족)인데 이분은 중국에 자녀가 2명이

있는데, 자식 다 키워놓고 이혼한 숙부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1년에 2번 정도 중국에 다녀 오는데, 수완이 좋아서 돈도 잘 법니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조선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잠시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에 취업이민은 최초가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입니다.

 

미국에서 하와이를 자국령으로 만들어서 사탕수수를 재배해서 원자재를 공급했는데,

처음에는 일본인을 채용했지요. 노동조합을 만드는 바람에 중국인으로 교체를 했는데,

그들은 도박과 술을 좋아해서 최종적으로 조선인에게 눈을 돌린 것이 1900년입니다.

 

마침 1900년은 가뭄이 심하여 전국적으로 가난했으며, 나라가 일본에게 빼앗긴 상태여서

선택의 여지도 없는 상태였으므로 (감리교 재단을 통하여) 취업이민을 고종황제가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1902년(1차:86명), 1903년(2차:1,133명), 1904년(3차:3,434명) 갈수록 증가했지요.

1904년 3차 이민자 대열에 손흥조와 이응현이 끼어 있었으니, 하와이 취업이민이 재림교회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취업이민을 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다보니 (결혼할 신부의 부족으로 인하여) 조만간에

결혼문제가 심각해 졌을 것이며,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사진결혼'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1910년부터 1924년까지 무려 951명이 '사진결혼'를 통하여 결혼이 이루어 집니다.

 

<사진결혼>

1. 조선에 사는 처녀가 (신부옷을 입고 찍은) 자신의 사진과 이름, 나이 등 인적사항을

적어서 하와이로 보내면, 그곳에 있는 결혼회사에서는 결혼신청 남자들을 모아 놓고

자기가 원하는 대상을 지목을 했다고 합니다.

 

2. 지목한 결과가 조선에 도착을 하면, 대부분 선택의 여지가 없이 집행이 되었나 봐요.

그러니까 다소 나이 차이가 있더라도 그쪽에서 신청을 했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압력을 넣었을 겁니다.

 

이런 일이 역사적으로 흔하게 발생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정영옥 여사입니다.

이분은 1901년 함경도 '함안' 이석준의 장녀로 가난하게 태어나서 

18세가 되었을 때에 가족들을 위해서 '사진결혼'을 선택합니다.

 

남편은 43세의 '정봉운'인데 그는 매우 성실, 정직하여 사탕수수 농장에서도 신임이

높아 간부자리를 하고 있었으며, 임금을 모아서 1910년(경술국치)에는 1,500달러를

독립군 병사를 위하여 고국에 보낼 정도로 애국심도 높았습니다.

 

당시 정영옥은 정봉운으로부터 50불+100불+300불 등 합 450불을 받았습니다.

(당시 스미쓰 목사가 월48달러를 허급액으로 받았다고 한다면, 거의 국내 노동자 1년 연봉이

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일제강점기 빈곤이 심한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일반 가정으로 보자면 2년 연봉 수준은 되었을 듯 하네요.)

 

이 돈으로 여권을 만들고 나머지 대부분의 돈은 부모와 오빠의 학자금에 사용됩니다.

슬프지만 450불을 받고, 25살이나 많은 남편과 결혼을 한 셈인데, 

어쩌면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 길을 걷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그녀는 1918년 5월5일(수)에 하와이 호놀루루 항에 도착을 합니다.

그리고 17년간의 결혼생활을 통하여 6명의 아들을 둡니다.

그녀는 자녀를 잘 키웠는데, 1. 시장 선거위원장 2. 호놀루루 경찰 거미서너 위원장

3. 케술 병원의 창설자  4. 20세기 가구 공장의 창설자   등 요직을 거치게 됩니다.

 

1974년 8월에 정영옥 여사는 조지 먼슨 목사의 집례로 재림교회에서

침례를 받고 재림교인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당시 사진결혼을 선택한 대부분의 여인들은 자신의 행복 보다는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희생했습니다. 지금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동남아 여인들과 처지가 같지요.

 

100년이 지나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 자신의 인생(행복)을 희생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20세 이상의 배우자와 결혼을 하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할 겁니다.

그것은 바로 '선택의 여지'가 있고, 없음에 차이입니다.

 

100년전 하와이로 시집을 와서 친정으로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하고 살았을

정영옥 여사의 삶을 돌이켜 보자면, 지금은 우리는 좋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좋은 시대에 낳아 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용돈이라도 보내 드려야 겠습니다.

 정영옥(2.jpg

* 참고문헌

1. 김홍주 / 재림교회 태동시의 역사적 인물사

2. 정무흠 / 카스다 글. 204번 <대한민국 건국사의 인물-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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